[단독] “선관위가 ‘엑셀’ 보내 조작 지시”?…그날 이 투표소 사실상 ‘셧다운’ / KBS 2026.07.29.
루미사 편집 · 제작 2026년 8월 4일 · 원본 영상: KBS News
등장인물
현우 · 소민 · 하준 · 지안 · 재민 · 은채
엑셀 파일 하나가 채팅방에 떨어지자 모두 셀 안을 들여다본다. 숫자를 고쳤다는 제목에 분노가 먼저 뛰어나오고, 확인 질문이 뒤늦게 신발을 신는다. 막내는 엑셀을 켰다가 민주주의가 읽기 전용이 됐다고 외친다
하준: 엑셀 파일로 투표 숫자를 고쳤다고요? 저 엑셀 켰다가 민주주의가 읽기 전용 됐는데요
현우: 제목만으로 결론부터 저장하면 안 돼요, 원본과 수정 지시부터 봐야죠
은채: 숫자 하나 잘못 건드리면 사업 매출도 심장이 철렁하는데 이건 투표잖아요
소민 냉장고 음료 재고 세던 눈으로 화면을 확대하다가 표정만 먼저 품절된다
재민: '와 딸깍하면 투표값이 변하네'가 농담으로 안 들리는 게 제일 무섭다
소민: 카페 주문표도 몰래 고치면 손님이 컵 들고 돌아와요
지안: 무엇을 왜 고쳤는지 확인되기 전에는 의혹과 확인된 사실을 갈라 둬야 해요
하준: 갈라 두려는데 제 머릿속 셀이 전부 병합됐어요
현우: 회사에서도 중앙이 파일 보내면 현장은 일단 식은땀부터 납니다
은채 노트북에 손을 얹었다가 증거 보존이라도 하듯 손바닥을 번쩍 든다
재민: 내 채널 조회수도 중앙에서 엑셀 하나 보내 주면 안 되나
은채: 그건 조작 지시가 와도 담당자가 파일 열고 웃다가 닫을 듯
소민: 지금 둘이 조회수 밀거래하다가 현행범 됐어요
지안: 영상 제목에서 핵심은 파일 존재와 지시 내용, 실제 수정 여부예요
하준: 엑셀이 국가 뉴스 주연이면 파워포인트는 지금 대기실에서 떨고 있겠네요
현우: 워드는 이미 사과문 서식 열어 놨을걸요
재민: 한글 문서는 보도자료 자리 선점 중ㅋㅋ
하준 사무용 프로그램들의 정치 데뷔를 상상하고 혼자 박수를 치다 급히 손을 내린다
은채: 웃기긴 한데 수정 이력이 남아 있으면 원본부터 공개해야죠
소민: 맞아요, 영수증도 취소 찍으면 시간과 직원 번호가 남아요
지안: 투표 기록이면 그 수준의 추적 가능성이 당연히 있어야 하고요
하준: 저 오늘부터 자동 저장 켭니다, 제 과제도 국정조사 당할까 봐
현우: 과제는 이미 제출 기한이 탄핵했을 것 같은데요
재민: 막내 파일명 예상, 최종 진짜최종 나라살려주세요
은채: 거기서 나라 빼면 제 사업계획서 이름이네요
소민: 일단 파일명 개그는 압수하고 원본부터 기다립시다
지안: 분노는 보류하지 않아도 돼요, 단정만 저장하지 맙시다
20과 18이 19와 19로 바뀌었다는 설명 앞에서 합계 38이 방 한가운데 앉는다. 숫자가 맞아도 기록을 바꾼 과정은 남고, 방은 계산기와 양심 사이에서 부산해진다. 엑셀의 자동 합계만 혼자 태연하다
재민: 설명 중에 1반 20명과 2반 18명을 19명씩으로 고쳤다는 얘기가 있네요
지안: 합계는 둘 다 38명이지만 반별 기록은 달라져요
하준: 합계가 맞으면 괜찮다는 건 제 시험 점수 두 과목을 평균으로 세탁하는 기술인가요
현우 계산기 앱을 켰다가 이건 산수가 아니라 결재선 문제라는 얼굴로 다시 닫는다
은채: 매출 합계가 같아도 상품별 수량을 바꾸면 재고가 밤에 유령으로 나와요
소민: 편의점 삼각김밥 20개와 우유 18개를 19개씩 적으면 손님이 한 끼를 잃어요
재민: 삼각김밥 1개가 지금 민주주의 대표로 출석했음
지안: 문제는 수정 자체, 수정 권한, 이유와 승인 기록이에요
하준 손가락으로 20과 18을 세다가 열 손가락의 한계를 만나 양손을 내려다본다
현우: 회사에서 숫자 맞추려고 다른 칸을 건드리면 회의실 공기가 냉동됩니다
은채: 저 혼자 일할 때도 그러면 미래의 제가 과거의 저를 고소해요
소민: 증인은 자동 저장이고요
재민: 자동 저장이 법정에서 '피고인은 14시 03분에 셀을 눌렀습니다' 할 듯
지안 웃다가도 수정 이력이라는 말에 화면을 다시 가까이 끌어당긴다
하준: 엑셀 셀도 알리바이가 있는데 저는 어제 저녁 기억이 없어요
현우: 그래서 기록이 필요합니다, 사람 기억은 야근 한 번이면 로그아웃돼요
은채: '상황 파악이 좀 되시나요'라고 묻기 전에 원본과 변경본을 같이 보여주면 돼요
소민: 손님한테 영수증 반쪽만 주고 이해했냐고 물으면 빨대가 날아옵니다
재민 보이지 않는 빨대를 피하며 의자를 2센티미터 뒤로 민다
지안: 합계가 같다는 사실은 확인점 하나예요, 면죄부까지 자동 계산되진 않아요
하준: 엑셀에 면죄부 함수가 있으면 이름이 뭔데요
현우: 아마 오류 뜹니다, 권한 없음
은채: 함수 입력하자마자 감사팀이 팝업으로 등장할걸요
소민: 팝업 문구는 '정말로 양심을 덮어쓰시겠습니까'
재민: 예 누르면 마우스가 사직서 인쇄함ㅋㅋ
지안: 그러니 38에서 멈추지 말고 20이 왜 19가 됐는지 봐야 해요
하준: 오늘 처음으로 수학 문제의 풀이 과정을 진심으로 원합니다
현우: 답만 맞으면 된다는 시절이 여기서 청구서를 보내네요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소 중단이라는 말에 카페 마감보다 무거운 셧다운이 펼쳐진다. 누가 언제 무엇을 보고했는지 묻는 동안 상황판은 계속 회색이다. 복구 버튼을 찾던 막내가 책임자 호출 버튼부터 누른다
소민: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투표가 멈췄다면 현장 사람들은 진짜 아찔했겠어요
하준: 투표소에 셧다운이란 단어가 붙는 순간 재부팅 버튼부터 찾았어요
현우: 재부팅 전에 누가 언제 부족을 알았고 어디로 보고했는지 봐야죠
재민 책상 아래 본체를 찾는 척하다가 모두의 시선을 받고 천천히 올라온다
은채: 장사 중 결제가 멈춰도 손님 설명과 복구 기록부터 남기는데요
지안: 투표 중단 시각, 재개 시각, 대기 인원, 용지 이동 경로가 중요해요
하준: 저는 투표소가 셧다운이면 윈도 업데이트가 범인인 줄 알았죠
소민: 윈도한테 사과하세요, 이번엔 자기도 억울해 보여요
현우 업데이트 알림을 닫으려던 손을 멈추고 컴퓨터에게 묵념하듯 고개를 숙인다
재민: 투표 시간이 늘어났다면 기다린 사람들 기록도 남아 있겠죠
은채: 그 시간에 돌아간 사람은 다시 왔는지도 확인해야 하고요
지안: 맞아요, 중단은 숫자만 남는 사건이 아니라 사람의 동선도 바꿔요
소민 오래 줄 선 손님의 표정을 떠올리고 무의식적으로 물컵 6개를 꺼낸다
하준: 여기 채팅방인데 대기 손님용 물부터 세팅됐어요
소민: 오래 서 있으면 화보다 목이 먼저 말라요
재민: 제 영상 버퍼링도 10초면 나가는데 투표소에서 버틴 분들은 구독자 명예의 전당감임
현우: 그 비유는 위험하지만 끈기는 인정합니다
은채 가상의 대기표를 뽑더니 번호가 999인 척 의자에 축 늘어진다
지안: 현장 대응이 지연됐다면 지시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봐야 해요
하준: 지시 체계가 셧다운돼서 엑셀만 혼자 출근한 건가요
현우: 회사에서 그런 날 있습니다, 사람은 멈췄는데 파일만 전사 공유됨
소민: 파일이 제일 성실한 직원이네, 입은 없고 전달력만 좋아
재민 엑셀 아이콘을 이달의 직원으로 띄우려다 분위기를 보고 창을 최소화한다
은채: 그런데 전달된 내용이 문제라면 성실함이 공포 영화예요
지안: 결국 파일 작성자와 전달자와 현장 조치가 시간순으로 나와야 해요
하준: 타임라인 공개되면 제일 먼저 '왜 그때 전화를 안 했지'가 튀어나올 듯
현우: 그다음은 '전화했는데 누가 안 받았지'겠죠
소민: 마지막은 늘 배터리 1퍼센트였다는 휴대폰의 억울한 진술이고요
재민: 책임자 호출 버튼이 있으면 지금 조회수 100만 번 눌렸어요
은채: 버튼 닳기 전에 자료가 먼저 나왔으면 좋겠네요
'딸깍하면 투표값이 변하네'라는 말이 퍼지자 마우스 한 번이 국가급 긴장감을 얻는다. 인공지능과 전자투표까지 불려 나오지만 누구도 파일의 수정 기록을 대신 보여주지는 못한다. 통장 잔액을 눌러 본 사람만 조용히 마우스를 내려놓는다
재민: '딸깍하면 투표값이 변하네'라는 말이 댓글창을 완전히 장악했어요
은채: 제 통장 잔액도 딸깍해 봤는데 엑셀이 예의 바르게 그대로 두더라고요
하준: 저는 학점 셀 눌렀다가 커서만 깜빡여서 서로 민망했어요
소민 마우스를 한 번 눌러 보고 세상이 그대로인지 창밖까지 확인한다
현우: 숫자를 바꿀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지안: 파일 수정과 실제 투표 결과 반영은 같은 단계인지도 따져야 하고요
재민: 마우스 클릭 한 번에 당선자도 바뀔 듯하다는 반응까지 나왔죠
하준: 제 마우스는 클릭 한 번에 광고 탭 7개만 당선시켜요
은채 팝업 광고를 닫다가 새 창 3개를 더 열고 잠시 삶을 포기한 표정을 짓는다
소민: 전자 시스템 얘기도 나오는데 지금 필요한 건 기술 만능 주문이 아니에요
현우: 어떤 방식이든 권한 관리와 감사 기록이 허술하면 사고가 납니다
지안: 사람 손을 거쳐도 기록이 필요하고 시스템을 거쳐도 검증이 필요해요
재민 손가락과 마우스 사이에 가상의 출입 통제선을 긋는다
하준: 그럼 제 손가락은 오늘부터 2단계 인증인가요
은채: 지문 찍고 클릭하세요, 틀리면 손가락이 고객센터 연결
소민: 고객센터입니다, 손가락 본인 맞으실까요
현우 자기 손가락에게 생년월일을 묻다가 현타가 와서 키보드에 내려놓는다
지안: 웃기지만 실제 권한도 그렇게 꼼꼼하게 분리돼 있어야 해요
재민: '또 인공지능 탓하겠지'라는 말도 있던데 인공지능은 지금 출석도 안 했어요
하준: 얘는 결석했는데 반성문부터 쓰게 생겼네
은채: 인공지능 반성문 첫 줄, '저는 해당 파일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소민 기계 목소리를 흉내 내려다 너무 공손해져서 상담원 자세로 허리를 편다
현우: 그다음 줄은 '정확한 확인을 위해 담당 부서로 연결하겠습니다'
재민: 담당 부서 연결음만 48시간 재생될 것 같은데요
지안: 기술 이름을 던지기 전에 접근 기록과 수정 로그를 공개하면 됩니다
하준: 로그가 나오면 마우스가 드디어 참고인 신분에서 풀려나는 거죠
은채: 네, 제 통장 잔액 조작 실패 혐의도 무혐의고요
소민: 마우스 귀가 조치, 단 클릭은 당분간 자제하세요
현우: 파일은 귀가시키지 말고 복사본까지 보존합시다
재민: 오늘의 교훈, 딸깍 소리가 이렇게 무거울 줄 몰랐다
부실과 부정을 놓고 두 사람이 맞붙고 나머지는 고의성이라는 안개 속으로 끌려간다. 결과를 바꿀 목적이 있었는지, 실수를 덮으려 했는지 확인할 기록이 필요해진다. 저장을 깜빡한 엑셀만 자기가 가장 억울하다고 자동 복구를 띄운다
지안: 지금 가장 크게 갈리는 건 부실 관리인지 고의적인 조작인지예요
현우: 결과를 바꾸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는 자료와 수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재민: 그런데 현우은 계속 결론 저장 버튼을 못 누르게 하네요
현우: 저장 전에 검토 요청을 3번 받아 본 사람의 생존 본능입니다
은채 노트북에 '검토중' 메모를 붙였는데 화면 전체가 노란색이 된다
하준: 부실이면 그냥 넘어가자는 뜻은 아니죠
지안: 당연하죠, 투표 기록을 임의로 바꿨다면 목적과 별개로 엄중히 따질 사안이에요
소민: 실수 숨기려고 장부 고치면 손님 입장에서는 신뢰가 바로 퇴근해요
재민: 신뢰가 퇴근 카드를 찍고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연타 중
현우 닫히는 가상 엘리베이터에 손을 넣으려다 산업재해가 떠올라 얌전히 선다
은채: 저는 숫자 실수하면 밤새 고치지만 흔적을 지우진 못해요, 미래의 제가 너무 집요해요
하준: 미래의 나는 고소인이고 과거의 나는 피고인이네요
지안: 그래서 고의성을 보려면 지시 문구, 반복 여부, 은폐 행동을 함께 봐야 해요
소민 주문 취소 영수증을 수사 기록처럼 책상에 가지런히 늘어놓는다
재민: 댓글은 이미 판결문 18부와 속보 자막 32개를 출력했어요
현우: 프린터 토너부터 압수해야겠군요
은채: 토너는 묵비권 행사 중, 검정색밖에 모른대요
하준: 저는 '부정선거 맞네'와 '통계 잘못 넣은 거다' 사이에서 로딩 중이에요
지안 양손으로 성급한 결론 두 개를 밀어내듯 화면 좌우를 정리한다
소민: 로딩 중이면 억지로 새로고침하지 마세요, 질문부터 적어요
재민: 첫 질문, 왜 고쳤나. 둘째, 누가 시켰나. 셋째, 엑셀은 왜 늘 사건 현장에 있나
현우: 셋째는 전국 직장인의 공동 진술로 분리합시다
은채: 엑셀은 죄가 없는데 목격 빈도가 너무 높아요
하준: 명탐정 엑셀, 범인은 늘 숨김 처리된 열에 있다
소민: 숨김 열 펼쳤더니 점심 메뉴만 4주치 나오면 어떡해요
재민: 그 순간 수사는 중단되고 김치찌개집 예약이 시작됨
지안: 농담은 여기까지, 확인 전에는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범인으로 정하지 맙시다
현우: 확인 뒤에도 증거가 가리키는 범위만 말해야 하고요
은채: 분노가 커도 셀 범위를 무한대로 잡으면 컴퓨터도 멈춰요
하준: 제 머리는 이미 응답 없음이라 질문 목록만 저장할게요
재검표와 재투표와 재선거가 한꺼번에 호출되자 방이 거대한 민원 창구가 된다. 투표한 사람의 시간과 비용도 화면에 올라오고, 무엇을 다시 할지는 조사 결과에 걸린다. 오늘 출근까지 무효 처리해 달라는 신청만 즉시 반려된다
재민: '끝이 없네, 전국 재선거 해라'는 반응이 계속 보여요
하준: 전국 재선거면 오늘 출근도 재출근 처리돼요? 첫 출근은 무효로 부탁드립니다
현우: 회사는 그 신청을 읽기도 전에 기각할 겁니다
소민 보이지 않는 민원서에 '근거 부족' 도장을 힘차게 찍는다
은채: 재검표와 재투표와 재선거가 한꺼번에 나오는데 조건이 다 다르잖아요
지안: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는 오류 범위와 결과 영향이 확인돼야 정할 수 있어요
소민: 투표한 사람들은 무슨 죄냐는 말은 진짜 무겁네요
재민: 줄 서고 일정 비우고 갔는데 다시 오라면 달력도 항의합니다
하준: 제 달력은 이미 자리가 없어서 재선거를 현관에서 돌려보냄
현우 빽빽한 일정을 펼쳤다가 빈칸이 하나도 없어 조용히 접는다
은채: 비용도 모두 국민 몫이니까 재실시 요구에는 근거가 단단해야 해요
지안: 동시에 문제가 확인됐다면 비용 때문에 덮을 수도 없고요
소민: 카페 주문을 잘못 받아 다시 만들 때도 누가 잘못했는지 기록은 남겨요
재민 가상의 영수증이 끝없이 출력되는 시늉을 하다가 팔에 둘둘 감긴다
하준: 전국 영수증 길이가 한강을 건너겠는데요
현우: 감사팀은 그 영수증을 엑셀로 정리하겠죠
은채: 다시 엑셀로 돌아왔어, 이 방 탈출구가 셀 주소였네
지안: 일단 문제 발생 투표소의 자료를 보존하고 범위를 확인하는 게 순서예요
소민 자료 보존이라는 말에 남은 쿠키 통까지 양팔로 끌어안는다
재민: 댓글에는 과거 선거 모두 조사하라는 요구도 많아요
현우: 범위를 넓힐수록 구체적 근거와 기준이 더 필요합니다
하준: 기준 없이 다 열면 제 초등학교 반장 선거까지 재판정되나요
은채: 그때 지우개 2개 돌린 정황부터 해명하세요
하준 갑자기 오래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느끼고 주머니를 뒤집어 보인다
소민: 공소시효보다 지우개가 먼저 닳았겠어요
재민: 속보, 막내 반장 선거 사건 핵심 증거 소멸
지안: 유권자 시간을 존중하려면 확인된 범위에서 정확한 구제책을 골라야 해요
현우: 재선거라는 큰 버튼을 누르기 전에 조사 결과가 화면에 떠야 합니다
은채: 버튼 옆에 예상 비용과 소요 시간도 같이 띄워 주세요
소민: 그리고 대기 줄에 물 제공 여부도요, 그건 제가 놓칠 수 없음
큰일인데 왜 조용하냐는 말에 언론, 실시간 검색어, 추천 알고리즘이 차례로 소환된다. 각자 본 화면이 달라 침묵의 크기조차 합의되지 않는다. 검색창은 사건명보다 '왜 나만 몰랐지'를 먼저 자동 완성한다
하준: 이렇게 큰 얘기인데 왜 다들 조용하냐는 말이 제일 많이 보여요
재민: 조용한 게 언론 때문이라는 반응도 있고, 사람들이 영상을 못 봤다는 말도 있어요
현우: 각자 추천 화면이 달라서 같은 날에도 전혀 다른 뉴스를 봅니다
은채 휴대폰 추천 화면을 넘기다가 고양이 영상 9개에 포위된다
은채: 제 화면은 국가적 의혹 사이에 고양이가 화분을 밀고 있어요
소민: 고양이는 최소한 자기가 밀었다는 걸 현장에서 바로 공개하네요
지안: 언론 보도량은 확인할 수 있지만 침묵의 이유를 하나로 단정하긴 어려워요
재민: '케이비에스가 이런 걸 보도하는 기현상을 보네'라는 반응도 있더라고요
하준 텔레비전 리모컨을 성물처럼 두 손으로 받쳐 든다
하준: 방송 하나 나왔다고 기적 판정이면 리모컨이 종교 지도자예요
현우: 채널을 돌릴 때마다 교리가 바뀌겠네요
소민: 볼륨 올리면 신도 증가, 음소거하면 집단 탈퇴
지안 웃다가 리모컨에서 손을 떼고 보도 제목들을 다시 훑는다
은채: 실시간 검색어를 부활시키자는 말도 있네요
재민: 부활하면 1위는 이 사건, 2위는 '실검 왜 부활함'일 듯
하준: 3위는 방금 2위 누가 올렸냐
현우: 4위는 실검 담당자 퇴근 못 함
소민 계산대 마감 직전 손님이 들어온 표정으로 검색창을 바라본다
지안: 검색 순위가 사실의 무게를 결정하진 않지만 사람들이 접하는 데 영향은 줘요
은채: 알고리즘은 제가 일해야 할 때만 생산성 영상을 추천합니다
재민: 제 영상은 알고리즘이 가족에게도 비밀로 해요
하준: 6년 운영했는데 보호 프로그램이 너무 철저한데요
재민 구독자 수를 가리며 국가 기밀 문서처럼 휴대폰을 품에 안는다
현우: 보도 여부를 말하려면 실제 기사 목록과 시각부터 확인합시다
소민: 안 보였다는 경험과 보도가 없었다는 사실은 같은 말이 아니니까요
지안: 여러 매체의 후속 보도와 공식 설명도 함께 볼 필요가 있어요
은채 고양이 영상을 겨우 닫았더니 강아지 영상이 나타나 눈을 질끈 감는다
하준: 제 알고리즘이 지금 진실 접근을 귀여움으로 방해합니다
재민: 그건 음모가 맞다, 배후는 말랑한 발바닥
현우: 해당 의혹은 증거가 충분합니다, 화면을 보여 주세요
소민: 일단 저장하고 뉴스 검색으로 돌아오세요
인공지능에게 사실 판단을 맡기자는 말과 그러면 안 된다는 말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방은 출처 찾기와 판결 내리기를 분리하며 인공지능을 과로에서 구한다. 첫 증인으로 불려 온 공유기는 일단 재부팅된다
재민: 댓글에서 인공지능에게 기사와 논란을 확인시키면 도움 된다는 말이 나왔어요
지안: 반대쪽에서는 인공지능이 사실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판단을 맡기냐고 했고요
하준: 인공지능이 오늘 갑자기 판사와 기자와 엑셀 강사까지 겸직하네요
현우 빈 의자에 업무 3개를 올려놓고 과로 신고서를 슬쩍 끼워 둔다
은채: 출처를 찾고 쟁점을 정리하는 데는 쓸 수 있어도 최종 판단은 자료를 봐야죠
소민: 주문 추천은 받아도 알레르기 확인은 포장지를 직접 봐야 하는 느낌이네요
재민: 인공지능에게 판결까지 맡기면 첫 명령이 '공유기를 재부팅하세요'일 듯
하준 공유기 전원을 뽑으려다 모두의 눈총을 받고 플러그 앞에서 얼어붙는다
하준: 증거인멸 아닙니다, 기술 지원 절차였습니다
현우: 손 떼세요, 지금 방 전체가 증인 보호 중입니다
지안: 핵심은 원문 링크, 보도 시각, 공식 자료를 직접 대조하는 거예요
은채: 답이 매끄럽다고 증거가 매끄러워지는 건 아니죠
소민 너무 매끄러운 화면을 냅킨으로 닦다가 자기 얼굴만 비친다
재민: 인공지능 답변이 자신 있게 틀리면 댓글창 신입으로 바로 채용 가능
하준: 첫 출근부터 '제가 알아봤는데요' 하고 출처는 기억 안 남
현우: 회사 회의에서 가장 무서운 유형입니다
은채 출처 없는 그래프가 나타난 듯 의자를 뒤로 밀고 두 손을 든다
지안: 인공지능이 제시한 자료도 날짜와 기관과 원문을 확인해야 해요
소민: 그러면 인공지능은 탐색 보조, 사람은 확인 담당이네요
재민: 저는 영상 제목 보조, 알고리즘은 노출 거부 담당입니다
하준: 업무 분장이 너무 솔직해서 눈물 나요ㅋㅋ
현우 가상의 조직도에서 알고리즘 칸만 멀리 떼어 놓는다
은채: 인공지능에게 '객관적으로 판단해' 한 줄만 보내면 질문부터 너무 넓어요
지안: 확인할 주장과 기간과 자료를 나눠 물어야 오류도 잡기 쉬워요
소민: '이게 사실이야' 한마디면 상담원도 속으로 의자와 작별합니다
재민: 인공지능도 답변창 뒤에서 고객센터 연결음 듣고 있을걸요
하준: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현재 민주주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은채 대기 번호 38471을 본 표정으로 천장을 올려다본다
현우: 기다리는 동안 공식 문서와 원본 보도부터 모읍시다
지안: 결론을 대신 받지 말고 검증할 목록을 받는 식으로 쓰면 됩니다
소민: 그리고 공유기는 무죄니까 전원선 놔주세요
재민: 오늘 가장 억울한 실존 기계 1위 확정
분노가 사람을 향해 폭주하려는 순간 방은 기록과 지시선과 수정 이력을 요구한다. 누가 득을 봤는지 미리 정하지 않고 공개된 자료를 따라가자는 말에 채팅 속도가 조금 느려진다. 마지막에는 각자의 한 표가 장난감이 아니라는 문장만 화면에 오래 남는다
현우: 이제 감정이 커질수록 요구를 구체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어요
지안: 원본 파일, 수정 이력, 지시 문서, 현장 보고 기록을 공개하라는 식으로요
하준: 댓글에 '비밀번호 12345'도 있던데 설마 진짜 보안이 그 정도는 아니겠죠
은채 자기 여행 가방 비밀번호 000을 떠올리고 조용히 숫자판을 가린다
은채: 국가 업무 보안과 제 캐리어가 동급이면 캐리어가 너무 출세했어요
소민: 캐리어부터 비밀번호 바꾸고 계속 말하세요
재민: 저는 채널 비밀번호를 말할 뻔했는데 구독자보다 해커가 먼저 올까 봐 참았습니다
현우: 구체적 보안 상태는 확인된 자료로만 말합시다
지안 화면에 떠 있던 단정적인 문장들을 하나씩 임시 보관함으로 옮긴다
소민: 사람을 전부 묶어 욕하거나 위협하는 말은 사실 확인에도 도움이 안 돼요
하준: 분노가 단체 선택 버튼 눌렀다가 관계없는 사람까지 드래그할 수 있겠네요
은채: 엑셀에서도 전체 열 삭제는 확인창이 뜹니다
재민: 사람 인생엔 실행 취소 버튼도 없고요
현우 키보드의 실행 취소 키 위에 손을 올렸다가 천천히 떼어 낸다
지안: 책임은 행위와 권한과 증거에 따라 개인별로 물어야 해요
소민: '누가 지시했는지와 그 윗선을 파악해라'는 요구는 조사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겠네요
재민: 윗선만 찾다가 천장 전등을 참고인으로 부르면 안 됩니다
하준 천장을 올려다보며 전등과 눈이 마주친 척 황급히 시선을 피한다
하준: 전등은 그날 현장을 밝힌 사실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묵비권
은채: 폐쇄회로 화면이 있다면 보존 기간부터 확인해야죠
현우: 파일과 통화와 현장 기록의 시각이 맞물리는지도 봐야 합니다
지안 흩어진 시각들을 손끝으로 한 줄에 맞추듯 천천히 화면을 훑는다
소민: 잘못이 확인되면 책임을 묻고, 아니면 그 부분도 분명히 밝혀야 해요
재민: 댓글창은 정정 보도 자리가 늘 맨 뒤 구석이더라고요
하준: 정정하러 갔더니 의자가 접혀 있고 와이파이도 안 잡힘
은채: 그래서 처음부터 확인 가능한 기록을 넓게 공개해야 해요
현우: 국민의 한 표를 다룬 과정이니 설명 책임도 무겁습니다
소민 웃던 손을 멈추고 투표 확인 도장을 찍듯 책상을 한 번 가볍게 누른다
지안: 지금은 누군가를 미리 범인으로 완성할 때가 아니에요
재민: 빈칸을 상상으로 채우면 또 다른 엑셀을 만드는 셈이니까요
하준: 이번 파일은 자동 완성 끄고 국민 열람 켜 주세요
은채: 수정 권한은 잠그고 질문 권한은 열어 두고요
현우: 결론은 기록이 도착한 뒤에 저장합시다
소민: 그때까지 이 창은 닫지 말아요
방은 결론을 대신 만들지 않고 확인해야 할 칸들을 남긴다. 웃음은 잦아들지만 누구도 창을 닫지 않는다. 엑셀의 마지막 셀에는 '국민이 봤음'이라는 읽음 표시가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