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뭔 잘못을 했는데
루미사 편집 · 제작 2026년 7월 9일 · 원본 영상: 먹기전에
등장인물
엑셀도사 · 국화꽃 · 물망초 · 럭키양 · 복장터짐 · 스위스
결혼기념일을 까먹은 남편과 그 앞에서 조용히 웃는 얼굴로 상을 차리는 아내의 상황극이다. 아침부터 반찬이 열두 첩인데 공기는 냉장고 안쪽 같다. 댓글창은 벌써 곡소리와 계산기가 뒤섞여 난장판이 되어 있다.
복장터짐: 아니 아침부터 상이 왜 이렇게 무거워 보이냐고
엑셀도사: 반찬 수 기준 최소 12첩. 평일 아침 평균의 여섯 배
국화꽃: 이건 아침상이 아니라 제사상 각인데요 삼가ㅋㅋ
럭키양: 그래도 맛있어 보이잖아 이런 아침 부럽다 진짜
물망초: 이거 화나서 차린 밥상이야 저 정성이 다 눈치라구요 ㅠㅠ
엑셀도사 손가락으로 반찬 수를 세다 멈춘다
스위스: 자자 아직 아무 일도 안 났어 밥부터 먹자
복장터짐: 저 남편만 혼자 평온한 게 제일 무섭다니까?
국화꽃: 본인만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름 나머지 온 우주가 앎
럭키양: 밥 먹어 하는 거 봐 얼마나 다정해 좋겠다 나도 저런 밥
물망초: 럭키양 저건 다정이 아니라 마지막 자비야 ㅠㅠㅠ
엑셀도사: 다정 지수 0. 반찬 가짓수와 온기가 반비례 중
스위스: 나는 중립이다 나는 중립 근데 저 밥 나라도 겁나서 못 먹음
국화꽃: 따뜻하다 방금 지은 밥이라 그런가 아니면 방금 상주가 된 건가
복장터짐: 제발 저 형 지금이라도 달력 한 번만 보라고 한 번만
럭키양: 그래도 저렇게 잘 차려주면 뭔 날인가 궁금해서라도 찾아보지 않음?
엑셀도사: 정상 반응 기댓값 100퍼. 저 남자 실측값 0퍼
물망초: 궁금해할 사람이었으면 우리가 여기 모여서 곡 안 했지 ㅠㅠ
스위스: 결론 밥은 뜨거운데 앞날은 얼음. 다음 장면 보자
숟가락도 제대로 못 뜨는 남편이 조심스레 입을 뗀다. 혹시 나한테 화난 거 있냐고. 아내는 뒤도 안 돌아보고 아니라고 답한다. 그 아니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아니라는 걸 남편만 모른다.
복장터짐: 나왔다 혹시 화난 거 있어 인류 최악의 질문
국화꽃: 아니 라고 했지만 저 아니는 부고장이에요 여러분ㅋㅋ
엑셀도사: 아니의 실제 뜻 번역값 100퍼 화남
물망초: 저건 몰라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알면서 확인 안 하는 거 더 서운해 ㅠㅠ
럭키양: 그래도 물어봤잖아 눈치 아예 없는 건 아니야 반은 왔어 반은
스위스: 화 안 났대잖아 본인이 아니라는데 우리가 뭘 자자
물망초 가슴을 치며 한숨을 길게 내쉰다
복장터짐: 스위스 님 그 아니를 진짜 아니로 믿으면 님도 위험해요?
국화꽃: 화난 거 있냐고 물어볼 눈치는 있으면서 왜 그 눈치를 딱 거기서 끔
엑셀도사: 눈치 배터리 잔량 딱 질문 한 개 분량. 검색까지는 안 감
럭키양: 그래도 저기서 미안이라도 하면 살길 있음 나는 믿어 이 남자
복장터짐: 믿지 마요 럭키양 님 자꾸 저 형 편들다 님도 걸레 맞아요
국화꽃: 아니 한 마디에 실내 온도 3도 하락 체감상
스위스: 여기서 남자가 어쩌고 여자가 어쩌고 나올 각인데 나는 빠질게 미리
물망초: 성별 문제 아니에요 그냥 아는 사람이 모른 척하면 슬픈 거예요 ㅠㅠ
엑셀도사: 동의. 이건 남녀 변수 제거해도 결괏값 동일
럭키양: 그래도 아직 아침이야 하루 남았어 뒤집을 시간 충분해
복장터짐: 하루? 저 형은 십 년 줘도 못 뒤집어 내기할래요
샤워하러 들어간 남편이 수건을 달라고 부탁한다. 잠시 뒤 그의 손에 쥐어진 건 수건이 아니라 걸레다. 아내는 또 묻는다. 뭐가 화난 거냐고. 남편은 여전히 답을 모른다.
국화꽃: 수건 달랬더니 걸레가 날아왔다 이건 경고 사격이에요ㅋㅋ
복장터짐: 아 근데 수건을 왜 부탁해 본인 손 장식이야?
엑셀도사: 수건 대비 걸레 지급 사고율 평소 0퍼. 오늘만 100퍼
물망초: 저 걸레 던지는 손에 서운함이 다 담겨 있어 나 눈물 나 ㅠㅠ
럭키양: 그래도 뭐라도 주긴 줬잖아 아예 안 준 건 아니고 물기는 닦임 ^^
스위스: 럭키양 그 긍정 어디서 배웠어 진짜 국가대표감이다
국화꽃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다
복장터짐: 여기서 남편들 등판함 왜 남자만 챙겨야 되냐고
스위스: 자자 아무도 남자만 챙기라 안 했어 아내가 챙기니까 같이 챙기라는 거지 나 도망 안 감 이번엔
엑셀도사: 군대에서 선임 점심 저녁 메뉴는 줄줄 외우던 사람들이
엑셀도사: 평생 안 바뀌는 날짜 하나를 못 외움. 데이터 모순
물망초: 그니까요 관심 순위 문제인 거예요 외울 건 다 외우면서 ㅠㅠ
럭키양: 그래도 걸레 받고 화 안 냈잖아 성격은 순한 남자야 이건 인정
복장터짐: 순한 게 아니라 지금 상황 파악을 못 하는 거라고 제발!!
국화꽃: 물기는 닦였지만 마음은 안 닦였습니다 여러분
엑셀도사: 냉장고에 대문짝만하게 써 붙였다는데 오며 가며 수십 번은 봤을 거리
스위스: 그거 오픈북 시험인데 책 펴놓고 낙제한 격이네
물망초: 오픈북 낙제 ㅋㅋㅋㅋ 근데 웃프다 진짜 ㅠㅠ
럭키양: 그래도 오픈북이면 아직 페이지 넘길 기회 있는 거잖아 희망 있어
분위기를 풀어보려는지 남편이 연극이나 보러 가자고 한다. 그런데 표는 이미 아내가 예매해 두었다. 데이트도, 계획도, 준비도 전부 아내 몫이다. 남편은 그저 따라나설 뿐이다.
엑셀도사: 연극 예매 주체 아내. 오늘 이벤트 지분율 아내 100퍼
복장터짐: 아니 표까지 아내가 끊어? 남편은 몸만 오면 되는 거야?
국화꽃: 본인 장례식 예약까지 유족이 대신 해준 셈이네요ㅋㅋ
물망초: 저 연극도 몇 주 전부터 뭐 볼까 같이 얘기했을 텐데 그것도 다 흘려들은 거 ㅠㅠ
럭키양: 그래도 같이 가주잖아 요즘 같이 가주는 게 어디야 럭키지 ^^
스위스: 자자 여기서 그럼 여자가 왜 안 챙기냐 소리 또 나온다 미리 말할게 챙기고 있잖아 영상에서
엑셀도사 계산기를 두드리다 화면을 홱 돌려 보여준다
복장터짐: 스위스 님 이번엔 안 도망가네 성장했다
스위스: 나도 놀랐어 오늘 컨디션 좋음
국화꽃: 밥 얻어먹고 수건 아니 걸레 받고 연극 표까지 받고 남편은 대체 뭘 함
엑셀도사: 남편 담당 업무 현재까지 0건. 결과 지분 마이너스
물망초: 이렇게 다 챙겨주는데 날짜 하나를 못 챙기니까 서운한 거예요 ㅠㅠ
럭키양: 그래도 연극 보면 기분 풀릴 수도 있잖아 나는 아직 안 접었어
복장터짐: 풀리긴요 이유를 모르는데 연극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국화꽃: 연극 제목 남편은 왜 아직도 살아있는가ㅋㅋ
스위스: 그 제목 너무 스포다 아직 8장면인데
엑셀도사: 힌트 누적 세 개. 밥 걸레 연극. 정답률 여전히 0퍼
럭키양: 그래도 힌트 쌓이는 중이잖아 언젠간 터지겠지 나는 그 순간을 기다려 ^^
두 사람은 남산으로 향한다. 몇 년 전 걸어둔 자물쇠가 아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신기하지 하고 아내가 묻고, 남편은 그러네 하고 답한다. 자물쇠는 안 변했는데 두 사람 사이 온도만 바뀌었다.
물망초: 몇 년 전 채운 자물쇠는 그대로인데 마음만 이렇게 식었어 ㅠㅠㅠ
국화꽃: 자물쇠는 아직 따뜻한데 남편은 차갑게 식었네ㅋㅋ
복장터짐: 아니 남산까지 끌려와서도 왜 화났는지를 몰라 지금?
엑셀도사: 자물쇠 유지 기간 몇 년. 결혼기념일 기억 유지 기간 하루 미만
럭키양: 그래도 자물쇠 안 사라졌잖아 좋은 징조야 인연 아직 안 끊겼어 ^^
스위스: 럭키양 그 해석 눈물겹다 근데 나 조금 설득당함
국화꽃 국화 한 송이를 조용히 화면 앞에 내려놓는다
물망초: 신기하지 물어보는데 그러네 로 끝내는 저 온도 차이 ㅠㅠ
복장터짐: 갑자기 남산 오자는데 왜 오늘 이러는지 검색도 안 해봄?
엑셀도사: 갑자기 추워지면 이유는 안 찾고 겉옷만 챙기는 타입
스위스: 엑셀도사 그 비유 정확해서 소름
럭키양: 그래도 남산 바람 좋잖아 데이트 자체는 성공이야 나는 오늘 좋았어 ^^
복장터짐: 럭키양 님만 좋았어요 나머지 다 숨 막혀요
국화꽃: 저 자물쇠 옆에 곧 위패 하나 걸릴 판ㅋㅋ
물망초: 이쯤 되면 화가 아니라 그냥 슬픈 거예요 알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
스위스: 그 한 줄은 맞말이다 근데 우리 방은 수업 아니니까 국화꽃 다시 곡소리 가자
국화꽃: 옙 삼가 고인의 눈치를 빕니다ㅋㅋ
엑셀도사: 힌트 누적 네 개째. 자물쇠까지 동원. 정답률 그래도 0퍼 유지
럭키양: 그래도 네 개나 모았으면 다음 장면엔 터진다 나는 확신해
긴장을 끌고 가듯, 남편이 드디어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니까 내가 뭘 잘못한 거냐고, 그걸 왜 안 끊고 계속 이러냐고.
복장터짐: 터졌다 내가 뭘 잘못했냐고 절규 아 저 답답함 내가 다 느껴져
국화꽃: 고인이 관 뚜껑 열고 나와서 왜 나 죽었냐고 따지는 중ㅋㅋ
엑셀도사: 질문이 틀렸음. 뭘 잘못했냐가 아니라 오늘이 며칠이냐가 정답 경로
물망초: 저 답답함 아내가 며칠을 참은 거잖아 하루를 저러고 참은 거 ㅠㅠ
럭키양: 그래도 이제 궁금해하기 시작했어 이게 시작이야 곧 알아챌 거야 ^^
스위스: 자자 여기서 남편 편 여자 편 갈리는데 나는 이번엔 안 갈릴게 둘 다 좀 답답해
복장터짐 머리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화면 쪽으로 쓰러진다
엑셀도사: 생쌀 줬을 때 아 뭔가 있구나 파악하고 달력 봤으면 여기서 끝날 일
국화꽃: 생쌀 이야기 나오니까 자꾸 염하는 장면 상상됨ㅋㅋ 미안
물망초: 국화꽃 님 그만 ㅋㅋㅋ 근데 저 남편 진짜 하나도 몰라서 더 안타까워요
럭키양: 그래도 소리 지른 거 보면 답답한 만큼 신경 쓴단 뜻이야 무관심하면 조용하지
복장터짐: 럭키양 님 그 논리 방금 저 형 살렸어요 진짜 변호사 하세요
스위스: 럭키양 변호사설 나 지지함 무죄 만들 기세다
엑셀도사: 변론 아무리 잘해도 팩트가 힌트 네 개 무시. 정상 참작 어려움
국화꽃: 판사님 피고인이 아직 본인 재판인 줄도 모릅니다ㅋㅋ
물망초: 그냥 알아봐 주길 바란 건데 그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됐네 ㅠㅠ
럭키양: 그래도 이제 코앞이야 한 발짝 남았어 나는 이 남자 믿어 끝까지
복장터짐: 한 발짝을 십 년째 못 떼는 게 문제라고요 아 진짜
아내가 마침내 받아친다. 얘기를 해야 뭘 알든 말든 하지,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그 순간 댓글창도 두 편으로 갈라진다. 그냥 말을 하라는 쪽과, 냉장고에 저렇게 써 붙였는데 뭘 더 말하냐는 쪽으로.
복장터짐: 그래 이거야 그냥 말을 해라 입 뒀다 뭐 하냐고
스위스: 근데 냉장고에 대문짝만하게 써 붙였잖아 이건 말한 거 아님?
엑셀도사: 고지 방식 서면. 서면 고지도 법적 효력 있음. 남편 확인 의무 위반
국화꽃: 냉장고 문 여닫은 횟수만 해도 최소 수십 번 봤을 텐데ㅋㅋ
물망초: 한 번 말했는데 매번 또 말하면 말하는 사람도 지쳐요 그래서 안 하게 돼 ㅠㅠ
럭키양: 그래도 서로 말했으면 더 깔끔했지 둘 다 조금씩만 더 하면 됐어 ^^
스위스 양손을 좌우로 저으며 가운데로 끼어든다
복장터짐: 여기서 왜 남자만 챙기냐 댓글 또 올라온다 나 보인다
스위스: 자자 그 얘기 나오면 딱 한 줄만 하고 빠질게 같이 챙기는 게 정답 끝 나머진 드립으로
엑셀도사: 폰 달력 알람 일 년 전 세팅하면 끝날 일. 그 기능 장식으로 켜둠?
국화꽃: 알람 울렸는데 무음으로 조의 표하고 지나갔나 봄ㅋㅋ
물망초: 냉장고 써놓은 거 자체가 잊지 말자는 마음이었을 텐데 그게 잊혔으니 더 속상 ㅠㅠ
럭키양: 그래도 지금 아내가 말문 열었잖아 이제 곧 진실 나온다 나 심장 뛰어
복장터짐: 럭키양 님 심장 뛰는 거 저 형한테 좀 나눠줘요 저긴 무반응이야
엑셀도사: 말 대 글 논쟁 결론. 둘 다 했어야 함. 근데 최소 한쪽은 글로 이미 함
스위스: 정리 끝 이제 곡소리 복귀 국화꽃 님 마이크
국화꽃: 감사합니다 다음 장면 부고가 정정될지 지켜봅시다ㅋㅋ
물망초: 제발 다음 장면에서 알아채라 나 진짜 손 모으고 있어 ㅠㅠ
럭키양: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면 반은 온 거야 나 믿어 이 남자 오늘 해낼 거야
그리고 마지막, 남편의 머릿속에 뒤늦게 불이 켜진다.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었다. 화가 아니라 서운함이었고, 벌이 아니라 알아봐 달라는 신호였다는 걸 이제야 안다. 살아있는 채로 장례 치를 뻔한 남자가 관 뚜껑을 열고 걸어 나온다.
복장터짐: 알아챘다!! 결혼기념일!! 아 십 년 걸릴 줄 알았는데 됐다
국화꽃: 속보 고인이 자력으로 소생했습니다 숨쉰 채로 발견ㅋㅋ
엑셀도사: 정답률 0퍼에서 100퍼로 급상승. 마감 직전 벼락치기 성공
물망초: 그니까 화가 아니라 서운함이었던 거예요 이제 알았네 ㅠㅠ 다행이야
럭키양: 그래도 알아챘잖아 내가 믿었지 이 남자 해낸다고 내 촉 적중 ^^
스위스: 럭키양 오늘 예언 다 맞음 방장 자리 내놔야 될 판
국화꽃 덮으려던 관 뚜껑을 슬며시 다시 밀어 연다
복장터짐: 근데 이걸 이제야 아는 게 웃기면서 화나 감정이 롤러코스터야
엑셀도사: 밥 걸레 연극 자물쇠 네 개 다 놓치고 마지막 종소리에 정답. 벼락치기 클래스
물망초: 그래도 미안한 표정으로 다가가잖아 저 얼굴 보니까 밉다가도 풀려요 ㅠㅠ
럭키양: 거봐 무관심한 사람이면 저 얼굴 안 나와 신경 쓰니까 저러는 거야
스위스: 자자 여기서 그럼 왜 여자는 안 챙기냐 마지막 등판 예상되는데
스위스: 미리 답함 아내가 밥 연극 다 챙겼음 이 방 자체가 그 증거임 자 끝
복장터짐: 스위스 오늘 진짜 한 번도 안 도망감 성장 서사 미쳤다
국화꽃: 고인이 살아났으니 부고는 정정 삼가 축하를 표합니다ㅋㅋ
엑셀도사: 생존 확인. 체온 회복 중. 관계 온도도 서서히 상승 그래프
물망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알아챘으니 이 부부는 그래도 괜찮을 거예요 ㅠㅠ
럭키양: 그래도 해피엔딩 각이야 나 오늘 이 방에서 사람 안 믿길 잘했다 싶다 ^^
숨이 붙어있다는 게 확인되자 방 안 곡소리가 어느새 건배사로 바뀐다. 국화꽃는 화면 앞에 내려놨던 꽃을 슬쩍 도로 집어넣고, 아직 자리에 걸려 있는 남산 자물쇠 이야기를 누군가 다시 꺼낸다.
럭키양: 그래도 살았잖아 자 다들 한잔해 오늘의 생존을 위하여 ^^
국화꽃: 짠 목숨만 간신히 붙어있지만 어쨌든 붙어있으니까ㅋㅋ
복장터짐: 이 형 다음 기념일엔 폰 알람 좀 켜라 제발 유언 대신 부탁이야
엑셀도사: 제안. 내년 일정 지금 등록. 소요 시간 30초. 생존율 대폭 상승
물망초: 그래도 서로 미워서가 아니라 아껴서 그런 거였잖아요 그거면 됐어 ㅠㅠ
스위스: 자자 오늘 남녀 논쟁 한 번도 안 터지고 끝났다 이거 방 역사에 기록해야 됨
럭키양 잔을 번쩍 들어 화면 가운데로 내민다
국화꽃: 국화는 도로 집어넣겠습니다 오늘은 쓸 일 없어서ㅋㅋ
엑셀도사: 냉장고 메모 재활용 가능. 오픈북 문제 내년에 재출제 예정
복장터짐: 내년엔 진짜 오픈북 만점 받자 형 책 펴놓고 낙제만 하지 말고
물망초: 남산 자물쇠 아직 그대로 걸려 있잖아 그거 안 변한 게 답이라고 생각해요 ㅠㅠ
스위스: 그 자물쇠 옆에 위패 걸릴 뻔한 거 우리가 다 봤다 아슬아슬했음
럭키양: 그래도 위패 대신 건배잔 걸렸잖아 결과적으로 럭키 아니야?
국화꽃: 차갑게 식었던 밥상이 지금은 뜨끈한 술상 됐네 온도 회복 완료ㅋㅋ
복장터짐: 아 근데 나 이거 남 일 같지가 않아서 무섭다 나도 폰 알람 켜러 간다
엑셀도사: 본인 걱정 시작. 정상 반응. 이 방 관전자 전원 뜨끔 지수 상승
물망초: 다들 지금 각자 달력 확인하는 소리 들려요 ㅋㅋㅋ ㅠㅠ
스위스: 자 오늘 교훈은 관에 들어가기 전에 냉장고를 보자 끝 건배
곡소리로 시작한 방이 결국 건배로 문을 닫는다. 국화는 도로 서랍에 들어갔고, 남산 자물쇠는 오늘도 그 자리에 걸려 다음 기념일까지 버틸 모양이다. 다만 화면 밖 관전자들이 하나둘 슬그머니 자기 폰 달력을 여는 소리만, 술잔 부딪는 소리 사이로 조용히 새어 나온다. 오픈북은 내년에도 열려 있으니, 부디 이번엔 책을 펴보시길.